대량 파일을 가장 빠르게 다운로드하는 방법

나는 예전 TV 시리즈를 특히 좋아한다. 어린 시절 함께한 작품들이라 여전히 애정이 크다. 하지만 요즘은 대형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찾기 힘들다. 어떤 건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어떤 건 팬들이 직접 보존한 덕분에 겨우 남아 있다. 나는 그런 작품들을 찾아다니며 조용한 저녁 시간을 보낸다. 마치 잊힌 디지털 다락방을 탐험하는 기분이다. 낡은 영상, 잃어버린 파일들, 반쯤 남은 시즌들 속에서 보물을 찾는 것 같다.

이런 시리즈들은 지금의 플랫폼보다 훨씬 이전에 만들어졌다. 요즘 눈으로 보면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엔 진심이 있다. 느린 전개, 긴 장면, 숨 쉴 여유가 있는 이야기. 다시 보면 그때의 따뜻함이 되살아난다.

이런 작품들을 찾기 위해 나는 인터넷 아카이브나 팬 사이트를 자주 둘러본다. 어떤 팬들은 개인 박물관처럼 작품별 폴더와 파일 목록을 정성껏 정리해둔다. 그 열정이 놀랍다. 하지만 그만큼 불편함도 있다. 편의성을 고려한 사이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즌별, 에피소드별로 끝없이 이어진 파란 링크의 벽을 마주하게 된다.

그 덕에 실수도 자주 했다. 어느 날은 한 시간이나 걸려 한 시즌 전체를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중간의 한 화가 빠져 있었다. 스크롤하다 그 부분을 그냥 지나친 것이다. 다시 아카이브를 뒤지며 허탈하게 웃었다. 몇 번 이런 일을 겪고 나니, 더 좋은 방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때 “모든 파일 다운로드(Download All Files)” 확장 프로그램을 쓰기 시작했다. 친구와 오래된 공상과학 드라마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것이다. 이 확장 프로그램은 웹사이트의 파일을 자동으로 찾아 한곳에 정리해 보여준다. 필요할 때만 직접 열기 때문에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되지 않는다. 그리고 깔끔한 목록 형태로 파일을 표시해 주기 때문에, 중복 폴더를 열어볼 필요도 없다.

이 도구는 특히 팬 사이트의 파일 브라우저에서 빛을 발한다. 수백 개의 파일이 한 페이지에 있을 때, 이름이나 형식으로 필터를 걸어 필요한 에피소드만 볼 수 있다. 가끔은 먼저 몇 화만 보고 나머지를 결정하고 싶은데, 그럴 때도 몇 번의 클릭으로 원하는 것만 골라 받을 수 있다. 이제는 잘못된 파일을 받거나 한 화를 빼먹는 일도 없다.

어느 날, 90년대 초반의 미스터리 시리즈를 찾던 중 이 확장 프로그램을 썼다. 어렴풋이 기억만 남은 작품이었다. 에피소드 번호로 목록을 필터링하고 첫 두 화만 받았다. 보면서 오래된 특수효과와 단순한 매력에 미소 지었다. 그다음엔 나머지 전편을 받았다. 덕분에 그날의 탐색은 오랜만에 정말 즐거웠다.

지금도 아카이브를 돌아다니며 팬들의 기록을 읽고, 잊힌 이야기를 찾는다. 하지만 이제 파일을 모으는 일은 더 이상 번거롭지 않다. “모든 파일 다운로드” 가 무거운 일을 대신해주기 때문이다. 나는 다시 이야기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 오래된 인물들, 그 따뜻한 감정들, 그리고 한때 사라졌던 이야기를 다시 만나는 기쁨에.

Alice

생산성 도구를 탐구하고 매일 더 스마트하게 일하는 방법을 찾는 사람.